시인 엘리엇은
자신의 시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1차 세계대전이후
유럽의 황폐화된
정신적 공황상태를
간접적으로 묘사하기위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건만
해마다
돌아오는
나의 4월은
진통제도 듣지 않는 두통의 고통처럼
이해할 수 없는
구설과 원망과 배신의 소용돌이로
어김없이
덫이 되어 옥죈다
긍정으로
합리화로
이해로
스스로를 추스리고
또 가다듬어 보아도
강풍으로
너울 탄 파도
비를 싣고
뱃길마져 닫고 앉은
봄날같지 않은
오늘처럼
얼마나
더 많이 아파해야
알래스카 빙판보다 깊은
나의 4월에
수선화 한송이 피워올릴수 있을까
*4월은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차라리 겨울에 우리는 따뜻했다.
망각의 눈이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가냘픈 생명만 유지했으니*
*^*사과꽃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