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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아픔을 지닌 사람들은 안다

정현심리연구소&고성힐링센터 2009. 12. 9. 02:31

      ♡ 긴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안다. ♡ 첫 항암치료를 받고 내려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앞으로 12번을 6개월에 걸쳐 받아야하는데 오심과 함께 점점 변해가는 피부색과 입속조차 헐어감에 식욕마져 없어지나 보다 영락없이 환자의 모습으로 변해간다 참 많이 애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암치료자체가 사람을 저토록 힘들게 하는구나 어떻게 먹는것보다 많이 배출하는지 하루에도 수십번씩 WC를 향하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잠시 집을 벗어나면 옷에다 실례를 하는 일 생길까봐 긴장과 중압감에 결국 외출조차 두렵다 하네 얼굴에 비친 우울이 못내 가슴아프다 아무리 잘 먹을수있게 한다 해도 남은 11번의 치료 부작용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텐데 참으로 걱정이다 어제보다 오늘 그리고 매일매일을 너무도 잘해야 된다는것 먼나라 이야기도 아니고 남의 이야기도 아닌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당면한 일 마음과 정성을 모아 올인해야 한다 참 오래 우리는 서로에게 지극히 잘하고 왔다고 말할수 있을까....... 그래 이제부터라도 잘하라고 숙제를 내어준것 같다 아직 늦진 않았지? 암만,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일이 있는데 우리의 인생에 최고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 지금부터 시작이다 얼른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가 함께 꿈꾸고 있던 그 강변위의 집으로 가야지 이른 아침 집마당 풀잎사이 함초롬이 피워오르는 야생화에 맺히는 이슬도 따먹고 뒷마당 사과꽃 피워 흩날리는 남새밭으로 나가 풋고추와 상추, 살 잘 오른 가지와 오이, 호박 한덩이꺼정 소쿠리 가득 담아와 홍합살 달콤한 부추파전에 마당에서 솟아나는 맑은샘물로 씻어 고소하게 무쳐낸 나물 쟁반마다 때깔 곱게 담고 씨알 굵은 토실한 감자와 알알이 찰진 옥수수로 시골내음 더욱 풍성한 도랫상앞에서 사랑하는 동기간과 좋은 이웃들 서로 어여쁘게 커가는 손주들 왁자한 웃음소리속에 추억으로 불러내어 그땐 우리 그랬었지라며 알콩달콩 행복한 일상 나누어야지 지나간것은 정녕 모든것이 다 아름답다라며....... 사랑하는 강나루님 힘냅시다 아자아자 파이팅! 앗! 벌써부터 등이 가렵구먼유 어디계시나요 늦도록 잠을 잃고 있는 향기땜시 골났남유? 얼른 쾌차하여 우리의 꿈을 찾으려 갑시다 사랑합니다! 아자아자 파이팅 사과꽃향기! ******************************************** 내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을 때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쳤을 때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하도 서러워 꼬박 며칠 밤을 가슴 쓸어 내리며 울어야 했을 때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살고 싶었을 때 어디로든 떠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어 짚시처럼 허공에 발을 내딛은 지난 몇달 동안 사랑하고 싶어도 사랑할 사람이 없었으며 사랑받고 싶어도 사랑해 줄 사람이 없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필요했으며 필요한 누군가가 나의 사랑이어야 했다 그립다는 것이 그래서 아프다는 것이 내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다는 것을 혼자가 되고부터 알았다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노라 그 모질게 내 뱉은 말조차 이제는 자신이 없다 긴 아픔을 가진 사람은 안다 그나마 사랑했기에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었다는 것을 그것마저 없었을 땐 숨을 쉬는 고통조차 내 것이 아닌 빈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은미 / 긴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