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4일째
어제 열린 봇물로
오늘은 화장실을 자주 드나든다
미쳐 바지를 내리기도 전에
일볼일이 왕왕 있을것이라던 주의사항
철처히 지키시는
김환자님
전생에 우체국 전보통이었던가보다
자신은 바지에다 실례를 하게 두는일
용납 할 수 없다며
소식있을것 같다 싶으면
미리가서 대기한단다
사람일 모릅니다
앞으로는
어떠한 상황에서 닥쳐올지 모르는데
항상 준비되어있는곳에만 있을수는 없을거고
아무튼
정신력하나는 잊어버리지 맙시다요
여고수학선생인 시고모부부가 다녀갔다
오빠의 일이라
처남의 일이라
고모시댁에 큰일이 있었음에도
마음나누어 함께하는것에 참으로 고맙다
오시고자 하던 많은분들 오지마라며 당부하던 이이도
자신의 형제가 왔다가고
동생시가쪽 어른도 다녀감에
감사해하는 모습
참 보기 좋으네
마음편하게 앉아있는 시간
의사선생 세분이 들어와
난데없는 얘기를 한다
원발은 대장암이고
지금 검사결과
간으로 완전히 확산되어
손을 쓸수가 없습니다
대장쪽과 간쪽의 수술은 담당 선생님들과 의논한 후
항암치료후 대장수술을 해야할지 안할지
약으로만 치료를 할지
월요일 되어봐야 하니까 그렇게 아세요
지금 대장암 4기입니다
허걱!
잠깐 잠깐만요
내가 안나설수가 없다
지금 그렇게 말씀해주실 환자의 이름이 뭡니까?
예? 김병0씨 아닙니까?
예? 우리는 김종0입니다
아 예 잘못되었습니다
옆자리 환자분 같은데 지금 자리에 안계시네요
으이구~~~
침대발치에 붙은 환자이름도 확인하지 않고
느닷없이 들어와
뭐라 웅웅거리더만
이차저차 확인도 없이
성급하게
일장 자기얘기만 좌~악 해버리는 저 선상을 우째야 할꼬
대전에서 1차진단을 받고
정확한 진단과 수술을 받고자 어제 올라왔던
옆자리 아저씨 이야기인 모양인데
당사자에게 저런식으로 얘기를 하면
살아야겠다는 의지도 꺾이겠고
치료를 할 가치도 못느끼게 하는
저런식으로의 검사결과를 통지하는 의사라니
당혹스러워라
아저씨의 검사결과 설명듣는
아주머니 얼굴빛이 노랗다
종일 바쁜척하는 나와 겨우 말문 텃다며 좋아하던
아주머니를 보자니
안타까움에
나는 도로 말문을 잃어버린다
남의 일이 아니기에.......
그렇게 아주머니는 아저씨와 함께 5인실로 떠나고
우리의 호프 김선생은
밤낮없이
운동과 좌욕으로 몸을 깨우는 시간
사랑하는 두아들이
H표백화점에 들러 보아 온
거창한 일식상으로
에미를 위해 펼쳐준다
아버지는 먹지도 못하는데
괜찮타라며
어서들 많이 먹으라고 하여도
정작 서운하지는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