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크 아탈리 / 양영란 옮김 [위즈덤하우스]
이 책의 저자는 유럽을 대표하는 석학 자크 아탈리다. 그는 앨빈 토플러와 함께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사람이다. 미태랑 프랑스 대통령 보좌관 시절에는 미태랑의 휴대용 컴퓨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평이 나 있는 지식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래예측에 앞서 인류역사는 3대 권력(종교, 군사, 상업)에 의해 발전됐으며, 베네치아, 암스테르담, 뉴욕 등 9개 거점도시를 중심으로 상업화가 진행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미래에 영향을 줄 요소를 크게 2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사람들의 이동이 활발해 진다는 것. 예전에 비해 여행도 많이 다니고, 이민도 많아지고, 해외에서 직업을 찾는 경우는 물론, 직업을 찾아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도 많아지기 때문에 사람들 이동이 활발해 진다는 주장이다. 기업은 환경이 좋고 인건비가 싼 곳을 찾아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일례로 시베리아의 블라디보스토크는 이미 경제적으로나 인구적으로 중국도시가 돼 있다고 한다.
환경문제도 중요한 요소. 온난화 영향으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사람이 살 수 없는 해안지대가 증가하기 때문에 사람의 이동이 활발해 진다는 것이다. 지금 세계 10대 도시 중 7개가 항구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는데, 이들 해안지대에 살고 있는 3분의 1의 인구가 어디론가 이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막화 현상도 인구이동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미 자원담수원의 80%를 소비한 물 부족 현상은 10억 명 이상이 식수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 또 해마다 2억 명의 사람이 오염된 물 때문에 콜레라 같은 전염병에 걸리고 있는 상황인데, 환경문제와 사람들의 이주문제는 미래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미래의 첫 번째 물결로 저자는 하이퍼 제국의 등장을 들고 있다. 하이퍼 제국은 공공서비스를 파괴하고 민주주의와 정부조직을 파괴할 것으로 단언한다. 이에 따라 국가의 힘은 점점 약화되고 군대 경찰 사법체계 등 주요 공공서비스가 민영화 될 것이란 주장이다. 부자들은 애국심 보다 수익성을 따져 언제든지 보따리를 싸서 이동할 것이기 때문에 각 국가는 법인세를 낮추고 기업을 끌어오는 국가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가의 보호역할을 대신 할 하이퍼 감시가 등장해 개인의 생활을 규제한다는 것. 예컨대 개인이 소비하는 에너지 물 천연자원의 양을 측정하고 감시할 것이란다.
미래의 두 번째 물결은 하이퍼 분쟁. 국가의 힘이 약해지면 폭력을 통제하기 어려워 국지적 분쟁과 갈등이 늘어나고, 이는 많은 독립 국가를 탄생시킬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21세기 전에 100개가 넘는 신흥국가가 탄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적도 많이 등장해 항구, 도로, 송유관, 천연자원을 통제할 것이란 예측도 하고 있다. 소말리아, 에디오피아, 스리랑카,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 일부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해적을 그 예로 들고 있다.
마피아 같은 조직이나 카르텔, 화이트칼라 행세를 하는 범죄조직, 마약이나 매춘 무기밀매 혹은 도박에 관여하는 조직이 돈을 벌어 마치 국가처럼 행세할 수도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 또한 석유와 물 같은 희소자원으로 인한 분쟁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 세 번째 물결은 하이퍼 민주주의. 하이퍼 제국, 하이퍼 분쟁이 지구를 위협한다면 이를 구하기 위한 대안은 하이퍼 민주주의라는 것. 유토피아를 꿈꾸며 행동을 개시하는 사람을 저자는 하이퍼 민주시민으로 부르고 있다. 이들은 자신과 후손들의 운명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남을 돕고 자손들에게 보다나는 세계를 물려주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저자는 빌 게이츠, 테레사 수녀와 같은 사람들을 하이퍼 민주시민으로 보고 있다. 적십자, 국경없는 의사회, 케어, 그린피스 세계야생동물협회를 비롯해 저개발 국가를 돕는 수많은 시민단체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몰락과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호주, 캐나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 남아공과 한국 등 11대 강국이 생기는데 한국을 거기에 포함시켜 희망을 갖게도 한다.
결국 이 책은 역사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미래 세계를 정리해 주는 미래예측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 셈이다.